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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법 띄우는 박용진 의원… 삼성 지배구조 흔들리나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민주당 20년 더!’ 후폭풍도 거셀 듯

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지만 여의도는 폭풍전야의 긴장감이 흐른다. 추석 연휴가 끝나면 곧이어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국감은 보통 국회가 있는 서여의도의 관심사지만, 이번 국감은 증권사가 몰려 있는 동여의도에서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라임·옵티머스 등 작년부터 연달아 터진 사모펀드 사태가 이번 국감의 최대 현안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사모펀드 사태에 국감 불려오는 증권사 대표들

국회 정무위원회는 10월 12일에 금융위원회, 10월 13일에 금융감독원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연달아 열리는 금융당국 국감에서 최대 현안은 사모펀드 사태다. 작년부터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펀드 등 각종 사모펀드의 불완전판매 문제가 연달아 터지면서 금융권 전체를 뒤흔들었다.

여야 정무위 위원들이 신청한 증인명단을 보면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 민형배·윤두현·권은희 의원은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를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문제에 대한 증인으로 불렀고, 윤재옥 의원은 정영채 NH투자증권(005940)대표를 옵티머스펀드 판매의 불법여부에 대한 증인으로 불렀다. 두 증권사는 라임펀드와 옵티머스펀드를 판매한 곳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통 정무위 국감에선 금융지주 회장이나 은행장의 증인 출석 여부가 관심이었는데 올해는 증권사 CEO의 출석 여부가 관건이었다"고 설명했다.

2019년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윤석헌(왼쪽) 금감원장과 은성수(오른쪽) 금융위원장이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조선DB
금융당국은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된 운용사와 판매사에 대한 제재 절차를 진행 중이다. 불완전판매 피해자에 대한 분쟁조정도 진행 중이지만, 정치권은 그보다 윗선을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라임펀드 사태는 금감원 소속인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 개입된 정황이 확인됐고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옵티머스자산운용도 창업주인 이혁진 전 대표가 문재인 대선 후보 캠프의 금융정책특보를 지내는 등 정치권과 복잡하게 얽혀 있다. 야당에서는 이런 점을 들어 사모펀드 사태의 정치권 및 청와대 연루설을 따지고 들고, 여당은 이를 방어하는 흐름으로 국감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위나 금감원 모두 사모펀드를 담당하는 자본시장 파트만 국감 질의가 몰려서 다른 부서는 오히려 평소보다 업무에 여유가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생명법 정조준하는 박용진 의원

박용진·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삼성생명을 정조준하고 있다. 두 의원은 보험회사가 소유한 채권과 주식의 가치를 취득 당시의 원가에서 현재 기준의 시가로 바꿔서 평가하도록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른바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법안이다.

보험사들은 자산운용기준에 따라 대주주의 발행 주식은 자기자본의 60%, 총자산의 3% 이내로만 보유할 수 있도록 돼있다. 이 ‘3%룰’을 적용받는 보험사는 삼성생명(032830)과 삼성화재(000810)뿐이다. 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두 보험사는 3%룰을 초과해서 보유한 삼성전자(005930)지분을 팔아야 하는데, 매각해야 하는 물량만 약 4억주(약 23조원)에 달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도 흔들린다.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다른 계열사가 삼성전자 지분을 다시 사려면 매각차익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하는데 이때 나오는 세금만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박용진 의원과 이용우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삼성생명법을 집중적으로 질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의원은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을 국감 증인으로 부르려고 하기도 했다. 대신 장석훈 삼성증권(016360)사장이 증인으로 국감에 온다.

암 보험금 지급과 실손의료보험 청구간소화도 이번 국감의 단골 예상 질문으로 꼽힌다. 다만 내용 자체는 20대 국회 때와 다를 게 없어 금융당국의 방어도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걸 산은 회장 벼르는 야당

야당에서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벼르고 있다. 이 회장은 최근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퇴임 때 "20년 더!"를 외치는 건배사로 논란이 됐다. 국책은행 수장이 여당 전 대표의 퇴임 행사에 참석해 정권 연장을 기원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 회장은 두 차례에 걸쳐 사과하며 논란을 진화하려 나섰다.

국민의힘은 지난 25일 정무위에 이 회장의 참석을 요구했지만 여당이 반대하면서 결국 이 회장은 정무위를 건너 뛰었다. 대신 야당은 국감장에서 이 회장의 발언을 문제삼겠다는 계획이다. 산업은행 국감은 10월 16일로 예정돼 있다.

뉴딜펀드와 채용비리 문제도 정무위 국감에서 비중있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뉴딜펀드의 손실 보전 방안을 놓고 금융권 안팎의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홍콩계 증권사인 CLSA는 '문재인 대통령이 펀드매니저로 데뷔했다'는 보고서를 통해 뉴딜펀드를 비판했고, 하나금융투자도 '뉴딜 금융, 반복되는 정책 지원으로 주주 피로감은 확대 중'이라는 보고서로 뉴딜펀드에 대해 비판적인 분석을 내놨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하나금융투자 보고서를 작성한 최정욱 연구원을 금융위 국감 참고인으로 신청하기도 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 채용비리 문제도 다시 한번 국감에서 다뤄진다. 민병덕·강민국·배진교 의원은 두 은행의 채용비리 관련 문제를 질의하기 위해 관련 증인을 신청했다. 강성모 우리은행 부행장과 김학문 금감원 인적자원개발실 국제금융센터 파견 직원(실장급)을 증인으로 불렀다.

[이종현 기자 iu@chosunbiz.com]

[이상빈 기자 seetheunsee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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